오늘하루/일기 2011. 8. 10. 23:40

복싱 1-5일차


1일차

바쁜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어제 회사 앞 체육관에 등록했다
초럭셔리 사내 피트니스센터와는 완전 극과극의 시설..
올라가는 계단에는 물이 새고.. 땀냄새.. 후진 시설.. 거친 외침들..
약간 망설이다가 여성회원이 의외로 많아서 하기로 결심.
등록하고 나니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쩍 웃음이 나왔다
어이없기도 하고 신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어쨌든 첫날이라 죽음의 줄넘기를 각오하고 갔건만 운동화를 안가져가서 오늘은 생략..(다행?)
양말만신고 런닝 15분쯤 하다가 발바닥에 불날뻔.
그리고 링에 들어가서 관장님과 4-5인의 수강생들과 함께 스트레칭과 기본운동을 시작했다
1시간 좀 넘게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찢고 발차기 반복..
너무 힘들어서 뇌에 산소가 공급이 안되서 두통이 극심해졌다..
샤워실로 들어가는길에 다리가 풀려서 눈앞이 깜깜해서 땅이 하늘로 솟아오르는줄 알았음.-_-
상기된 얼굴은 운동후 40분이 지나서야 가라앉고..
지옥철 안에서도 현기증 작렬..
복싱은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_- 우선 기초체력이 필요하다!
열심히 해야지..

2일차

강남역일대에 홍수가 나는 바람에 회사에서 조기퇴근을 권장했다..
어제 운동의 여파로 삭신이 쑤시는데다가 비도 오니 시작 2일만에 오늘은 쉴까..하는 유혹이 나를 강하게 흔들었지만
어렵사리 물리치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계단에 비새는 곳마다 양동이들이..-ㅗ- 냄새도 더 심해졌다..
오늘은 관장님이 안계셔서 다같이 하는 스트레칭타임이 없어져서
줄넘기 400개쯤하고 혼자 몸풀기 아둥바둥하다가 선생님(?)의 지도로 간단한 기본 스텝들을 밟았다
수시로 땡~하는 종소리가 뭔지 궁금했는데..1R이 3분이고 30초 쉬고 다시 1R 반복..이 타이밍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3분이 어찌나 긴지 ㅠㅠㅠㅠㅠㅠ 
-두손막고 양뒤꿈치 번갈아가면서 뒤틀기(?..)
-양뒤꿈치 번갈아가면서 뒤틀면서 옆으로 주먹 번갈아 지르기(?..)
-팔꿈치 ㄴ자로 번갈아 주먹질(?..)
-발번갈아뛰면서 주먹 번갈아 지르기(?..)
-양발벌리고 뛰기(?..)
-양발벌리고 두번뛰고 앞으로 펄쩍한번뛰고 다시 제자리로 와서 계속 반복 뛰기(?..)
-양발벌리고 앞으로 펄쩍-제자리로 펄쩍.. (?..)
이 기본동작들을 각 1R씩 하고 난 다음에 진도를 나가게 된다
근데 마지막쯤가면 너무힘들어서 1R을 못버티고 잠시 주춤..ㅠㅠ
혹독한 줄넘기 트레이닝이 왜 필요한지 알겠다-ㅗ-..!
역시나 오늘도 샤워하고 나오는데 다리에 힘풀려서 엎어질뻔했다.......
험난하구만..

3일차

집에 내려갔다오고 어쩌고 하느라 거의 일주일간 결석..
쉬는동안 근육땡기는건 좀 나아지긴 했으나 종아리 근육이랑 팔과 어깨죽지쪽?은 스트레칭해도 개운하지도 않고..운동으로 푸는수 밖에 없는듯하다 ㅠ-ㅠ
쉬는동안 집에서 기본스텝이랑 가상줄넘기(?)는 밤마다 좀 해주었더니
오늘은 좀 덜 힘들어진듯.
이틀간은 숨막힐듯이 힘든거였는데 오늘 관장님과의 스트레칭은.. 찢기의 고통의 연속이었다. 
어릴때 무용배울때도 딴건 다되도 양쪽으로 다리찢기가 안되서 너무 고생했었는데 역시나 지금도 마찬가지다
뒤에서 사람이 누르는데 소리지르면서 거의 울지경.. 관장님이 누르려는데 도망쳤다 ㅠ-ㅠ
집에서 조금씩 늘려봐야겠다..........
내일은 볼링치는날이라 또 결석할듯. 온몸이 만신창이라 공이나 제대로 굴릴수 있을지 모르겠다 ..


4일차

기본스텝하면서 버둥대고있다가 드디어 붕대랑 글로브를 받았다!
확실히 끼고 하니까 얼굴막는 손위치라던가 잽할때 감이 잡히는것 같다
오른손은 얼굴 막고 왼쪽팔을  V자로 유지하고 왼쪽손 잽-잽-
잽-잽-원투 계속 반복.
왼팔도 너무 아프고 계속 뛰면서 하니까 숨도 차고 종아리도 너무 아파서 1라운드는 커녕 10번도 반복못하고 멈춰서 헥헥..
너무 힘드니까 뇌에 산소가 공급이 안되는지 두통마저 심하다...-_-
힘들다고 버텨봤자 사범님은 눈깜짝도 안하고 계속 반복시키고 하다가 또 멈춰서 헥헥..
저질체력은 언제나 나아지려나
오늘은 첨으로 샌드백도 쳐봤다. 힘이 실리니까 훨씬 힘들기도하고 좀 재밌기도 한데 집에오니까 어깨죽지랑 손이 욱신거린다
샌드백치니까 왼손에 낀 은반지 구부러질까봐 겁나서 이제 빼놓고 운동해야될듯 ;ㅁ; 

5일차

어제는 후배만나서 밥먹고 수다떠느라 운동 하루건너뛰고 대신 집에서 잽잽원투 연습을했다
헬스할때는 운동안가면 쉬면 그만이었는데 복싱은 하루이틀 쉬면쉴수록 다시 할때 더 힘들어져서 집에와서 3-40분이라도 연습을 하게 되니 좋은것 같다
운동시작할때 줄넘기를 3라운드씩 해야하는데 아직 체력이 딸려서 라운드중에 꼭 두세번씩은 멈추게 된다.
3분이 어찌나 하염없이 길기만 한지.. 이제는 숫자를 세면서 해보기로 했다. 1라운드에 대략 300개쯤 하게되니 하루에 대략 1000개쯤 하는거구나. 처음엔 서툴어서 줄넘기에 손등을 맞아서 피멍이 들었었는데 오늘은 한번도 안맞은듯. :)
복싱은 결국 종아리근육과 폐활량, 그리고 집중력인것 같다... 
금요일일은 체육관 휴관일이라 내일 하루 또 빡세게 해야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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