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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12편 - 일정표를 앱으로 만들었다
조사한 건 쌓였는데, 정작 여행지에서 펼칠 방법이 없었다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⑫ · 도구 편 — 아직 떠나기 전에 쓰는 글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12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앞서 열한 편을 썼다. 숙소를 왜 호텔로 잡았는지, 네 곳에 얼마를 냈는지, 10월 연휴를 어떻게 피했는지, 기차를 어떻게 예매했는지, 도시마다 어디에 하루를 쓸지, 그리고 두 사람 28박에 얼마가 드는지까지. 그 바탕이 된 자료는 문서 다섯 개에 쌓여 있다. 숙소 요금표, 기차 시각, 야시장 요일, 투어 열한 개 비교가 전부 거기 들어 있다.
여기까지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걸 여행지에서 어떻게 보지.
한글 문서를 폰에서 열어 스크롤하며 필요한 줄을 찾는 건 길 위에서 할 짓이 아니다. 그 자료가 필요한 순간은 늘 캐리어를 끌고 있거나, 택시 기사 옆에 서 있거나, 야시장 한복판이다. 그런 자리에서 필요한 건 검색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답 한 줄이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들고 다닐지를 한참 고민했다. 필요한 부분만 인쇄해 갈까, 중요한 것만 추려서 폰 메모에 옮길까. 어느 쪽도 마땅치 않았다. 인쇄물은 바뀌면 그만이고, 메모로 옮기면 옮기는 동안 절반이 떨어져 나간다.
그러다 작가인 남편이 「간단한 앱 같은 거라도 하나 만들어 볼까」라고 했다. 남편은 개발자가 아니다. 클로드한테 시켜 보겠다는 말이었고, 나는 솔직히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 만들어졌다.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다음 편에 따로 적고, 오늘은 무엇이 필요했고 무엇이 나왔는지만 적는다.
필요한 건 세 가지였다
만들기 전에 둘이 먼저 정리한 게 있다. 여행지에서 폰을 꺼내는 순간이 언제인가. 적어 보니 세 가지였다.
- 지금 뭘 하는 시간인가 — 다음 일정과 남은 시간
- 거기까지 어떻게 가는가 — 지금 있는 자리에서 출발하는 경로
- 기사에게 뭘 보여 주는가 — 한자로 적힌 주소
공통점은 찾아서 나오면 안 되고 열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준 하나로 넣을 것과 뺄 것이 거의 다 갈렸다.
탭 다섯 개로 끝냈다

앱을 열면 나오는 첫 화면. 남은 날, 아직 안 한 일, 다음 일정이 한 화면에 있다
| 탭 | 무엇이 들어 있나 |
|---|---|
| 오늘 | 다음 일정 하나와 거기까지 가는 길. 남은 할 일과 아직 못 정한 것의 개수가 맨 위에 뜬다. 이 화면만 봐도 하루가 돌아가게 만든 자리다 |
| 일정 | 28박 전체. 날마다 시간표와 그날의 평년 기온·비 온 날 비율이 같이 붙고, 아직 안 정한 날에는 「미정」 표시가 붙는다 |
| 장소 | 저장해 둔 곳들이 숙소에서 걸어서 몇 분인지 순으로 뜬다 |
| 기록 | 지출과 그날 다닌 곳, 그리고 생각 |
| 더보기 | 할 일과 결정 · 짐 준비물 · 정보 · 환율 · 번역 · 기록 주고받기 |
구글 지도에 저장해 둔 206곳이 장소 탭에 들어갔다. 맛집 123, 가볼 곳 29, 야시장 17, 생활 17, 카페 16, 술 4다. 숙소에서 도보 몇 분 순으로 뜨니까 「근처에 뭐 있지」가 검색이 아니라 목록이 된다.
더보기에 넣은 것 중에 제일 자주 열릴 것 같은 건 정보다. 비상 연락, 교통 요약, 현금과 ATM, 요일 함정, 전기, 태풍, 세관, 짧은 중국어 같은 것을 열네 묶음 102줄로 넣었다. 짐 준비물 28개는 체크박스로 만들어 뒀다 — 떠나기 전날 둘이 같이 보려고.
환율 계산기와 번역도 들어 있는데 여기는 기대를 안 한다. 어차피 쓰던 앱을 열게 될 것 같다. 안 쓰면 안 쓴 대로 돌아와서 적겠다.

일정 탭 — 날마다 평년 기온과 「비 온 날」 비율이 붙고, 안 정한 날에는 「미정」이 붙는다
안 정한 것을 담는 칸을 따로 만들었다
여기가 이 앱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보통 일정표는 정해진 것만 담는다. 그런데 우리 28박에서 아직 안 정한 게 여섯 개나 된다. 날씨를 봐야 하고, 그날 몸이 어떨지 알 수 없고, 앞 일정이 밀릴 수도 있어서다. 이걸 「미정」이라고 적어 두면 그 칸은 그냥 빈칸이 되고, 정작 정해야 하는 날 아침에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야 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 정해야 할 것 | 어디서 | 무엇이 갈리나 |
|---|---|---|
| 서쪽 투어, 반나절이냐 일일이냐 | 한국 | 일일을 고르면 오전이 통째로 나간다 |
| 섬으로 가는 배, 어디서 예약하나 | 한국 | 같은 배인데 접송과 환불 조건이 다르다 |
| 박물관, 특별전도 볼까 | 현지 | 둘 다 보면 5~6시간, 오후 낮잠이 사라진다 |
| 아리산이냐 불광산이냐 | 현지 | 열한 시간이냐 반나절이냐 |
| 영사관을 들를까 | 현지 | 계단 오르막 40~50분을 넣느냐 |
| 물에 들어갈까 | 현지 | 씻고 말리는 시간까지 세 시간 |
그래서 이 여섯 개를 「결정」이라는 칸에 따로 세워 뒀다. 각각에 왜 갈리는지와 선택지 둘이 붙어 있고, 언제까지 정해야 하는지도 적혀 있다. 한국에서 정할 게 둘, 현지에서 정할 게 넷이다.
그리고 앱에서 하나를 고르면 그날 일정이 바뀐다. 반나절 투어를 고르면 오전 일정이 살아나고, 일일을 고르면 오전 칸이 투어로 덮인다. 고르기 전까지 그날은 「미정」 표시가 붙어 있다.
여행 계획을 세우다 보면 절반은 「가서 정하자」로 끝난다. 그런데 막상 그날이 오면 무엇을 두고 저울질하기로 했는지가 기억나지 않는다. 미정인 채로 두는 것과, 미정이라는 사실과 그 이유를 적어 두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하루를 펼친 화면. 숙소 주소는 「기사님께 보여주기」 버튼으로 바로 뜬다
알림은 앱이 아니라 구글 캘린더에 맡겼다
앱에 알림 기능을 넣지 않았다. 앱을 열어야만 보이는 알림은 알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같은 일정을 캘린더 파일로 뽑아 구글 캘린더에 넣었다. 88건이다.
알림 시각은 일정 성격에 따라 다르게 줬다.
- 비행기 90분 전 — 공항은 되돌릴 수 없다
- 이동·체크아웃·투어 집합 60분 전 — 기차와 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 나머지 30분 전
캘린더 파일을 넣을 때 막히는 지점
파일 안에 알림 시각을 적어 넣어도 구글은 그걸 무시하고 캘린더의 기본 알림을 쓴다. 그래서 일정을 담을 캘린더를 새로 하나 만들고, 그 캘린더의 기본 알림을 먼저 30분 전으로 바꿔 둬야 한다. 그리고 파일 가져오기는 컴퓨터 브라우저에서만 된다 — 폰에서는 메뉴 자체가 없다.
이렇게 해 두니 앱을 안 열어도 폰이 먼저 알려 준다. 앱은 알림을 받고 열었을 때 자세한 내용을 보는 자리가 된다.

더보기 — 할 일과 결정, 짐, 정보, 환율, 번역이 여기 모여 있다
인터넷이 끊기는 날을 위한 한 장
이 앱은 인터넷이 있어야 열린다. 그래서 인터넷 없이 볼 한 장을 따로 만들었다. 비상 연락, 숙소 네 곳의 한자 주소, 짧은 중국어, 전기와 콘센트, 태풍 오는 날 확인할 것이 한 화면에 들어 있고, 도시와 숙소 주변 지도 일곱 장이 이미지로 박혀 있다.
쓸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쓸 일이 생기는 날은 대개 제일 곤란한 날이다.
지출 기록에는 아직 문제가 있다
솔직하게 적자면 여기는 아직 깔끔하지 않다. 앱이 서버 없이 도는 구조라 지출 기록이 그 폰에만 쌓인다. 둘이 따로 적으면 합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한 사람 폰에서만 적기로 정해 뒀다. 두 폰의 기록을 합치는 방법도 만들어 두긴 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하겠다. 서버 없이 만들면 이런 것들이 하나씩 숙제로 남는다.
이걸 왜 만들었나
정리하면 이 앱이 한 일은 새로운 정보를 만든 게 아니다. 이미 조사해 둔 것을 쓸 수 있는 자리로 옮겼을 뿐이다. 문서에 있던 숙소 주소는 기사에게 보여 주는 화면이 됐고, 표에 있던 투어 비교는 그날 아침에 고르는 버튼이 됐다.
조사는 다들 열심히 한다. 문제는 그게 여행지에서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준비와 현장 사이에 빠져 있던 건 정보가 아니라 형태였다.
다음 편에는 이걸 어떻게 만들었는지 적는다. 코딩을 못 하는 사람이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디서 막히는지, 그리고 일정이 바뀔 때마다 앱과 캘린더를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되게 한 구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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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11편 - 두 사람 28박, 505만 원의 내역
싸게 다녀오는 숫자는 아니다 — 일하면서 사는 조건이 만든 예산표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⑪ · 예산 편 — 떠나기 며칠 전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11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곧 떠난다. 마지막으로 돈 이야기를 정리했다. 다녀와서 실제로 얼마 썼는지 따로 쓸 생각이라, 오늘 글은 출발 전에 잡아 둔 숫자다. 이게 얼마나 맞는지가 한 달 뒤에 나온다.
먼저 하나 밝혀 두면, 이 숫자는 「한 달을 싸게 사는 법」의 가격표가 아니다. 같은 28박을 훨씬 싸게 만드는 방법이 분명히 있는데, 우리는 그쪽을 택하지 못했다. 이유는 뒤에 적었다.
예산 — 두 사람, 28박
| 항목 | 금액 | 메모 |
|---|---|---|
| 숙박 28박 | 255만 7천 원 | 네 곳. 결제 완료라 확정된 숫자다. 1박 평균 9만 1,323원 |
| 식비 (하루 NT$1,000) | 약 120만 원 | 야시장·현지 식당 기준. 하루 두 사람 4만 3천 원 |
| 투어·입장료·교통 ·통신 | 약 80만 원 | 근교 투어 두 건 + 섬 하루 + 기차 2구간 + 시내 교통 + eSIM. 아리산을 넣으면 +25만 |
| 소계 | 약 456만 원 | 하루 약 16만 3천 원 (두 사람 기준, 항공권 제외) |
| 항공권 2인 편도 2장 | 49만 5천 원 | 결제 완료 |
| 합계 | 약 505만 원 | 하루 18만 원 · 한 사람 하루 9만 원 |
1 TWD = 42.81원 기준. 숙박과 항공권은 결제 완료 금액이고 나머지는 예정 금액이다.
항공권을 뺀 금액에서 숙박이 절반을 넘는다(56%). 처음 잡았던 목표는 1박 6만 원대였는데 9만 원대가 됐다.
왜 이만큼이 됐나
관광으로 한 달을 살면 이보다 훨씬 싸게 할 수 있다. 도미토리나 외곽 아파트를 쓰고 한 도시에 눌러앉아 장박 할인을 받으면 숙박비는 절반 아래로 내려간다. 우리가 그 길로 못 간 이유는 하나다 — 이 한 달 동안 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숙소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 조건이 넷이었다.
- 책상이 있는 방 — 침대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한 달을 일할 수는 없다
- 화상 회의가 되는 조용함 — 숙소비 편에서 고층 배정을 요청한 것도 이것 때문이다
- 세탁 — 주말을 빨래에 쓰지 않으려면 필요하다
- 역과 중심가에서 도보권 — 일 끝나고 저녁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 넷을 다 만족하는 방은 도미토리에도, 외곽 아파트에도 없었다. 숙박이 56%인 건 그 결과다. 방 크기와 위치를 골라 가며 올린 값이라 아깝지는 않지만, 「싸게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하나 더 있다. 회사의 워케이션 제도를 쓰고 가는 것이라 표에 적힌 금액을 전부 우리가 내는 건 아니다. 제도에서 지원되는 몫이 있어 체감은 이 표보다 가볍다. 그래도 이 글은 「이 여행 자체에 얼마가 드는가」를 적는 게 목적이라 지원분을 빼지 않은 총액으로 썼다. 제도는 회사마다 다르니 그쪽이 더 쓸모 있을 것 같았다.
더 싸게 가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나
| 줄이는 방법 | 아끼는 돈 | 대신 포기하는 것 |
|---|---|---|
| 한 도시에 눌러앉기 | 장박 할인 | 세 도시를 보는 것. 1편에서 도시를 나눈 이유가 여기서 값으로 돌아온다 |
| 숙소 등급 한 단계 아래 | 약 90만 원 | 1박 6만 원대면 책상이나 세탁 중 하나가 빠진다 |
| 외곽으로 나가기 | 30~40% | 저녁마다 나가는 걸 포기하게 된다. 결국 교통비로 일부 돌아온다 |
| 식비를 현지 물가에 맞추기 | 30만 원 안팎 | 야시장과 노포 위주. 사실 이건 포기가 아니라 이득에 가깝다 |
이 표는 하한선이 아니라 우리 조건에서 나온 값이다. 순수한 여행이었다면 나도 다르게 짰을 것이다.
가장 흔들릴 항목은 식비다
지금은 야시장과 현지 식당 기준으로 하루 두 사람 NT$1,000을 잡았다. 그런데 편하게 다니면 NT$1,500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그러면 식비만 60만 원이 늘어 총액이 565만 원대가 된다. 실제로는 그 사이 어딘가일 것이다.
여기에 아직 안 정한 하루가 하나 걸려 있다. 아리산에 갈지 말지가 그것인데, 가면 25만 원이 더 붙는다. 하루 일정 하나가 총예산의 5%다.
현금은 얼마나 들고 갈까
결론부터. 한국에서는 NT$12,000만 환전하고 나머지는 현지 ATM에서 뽑기로 했다.
여행 전체의 현금 수요를 NT$28,000~38,000으로 봤다. 야시장과 노포가 거의 현금만 받고, 거기에 입장료와 교통카드 충전 같은 현장 지불이 식비를 빼고도 NT$8,700 붙는다. 그 전부를 한국에서 바꿔 가면 한 달 내내 큰돈을 들고 다녀야 한다.
출발 전에 은행에서 해 둘 것 — 카드 비밀번호를 네 자리로
대만 ATM은 네 자리만 받는다. 한국 카드가 여섯 자리면 현지에서 인출 자체가 안 된다. 앱이나 창구에서 바꿀 수 있는데, 이건 도착해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카드는 두 장을 나눠 챙긴다. 한 장이 거절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 편의점 ATM은 건당 수수료가 NT$100 안팎이다. 며칠치씩 뽑되 너무 잘게 쪼개면 수수료가 쌓인다. 우리는 타이중과 가오슝에서 한 번씩, 연휴 직전에 미리 뽑는 것으로 잡았다.
- 카드 결제할 때 「원화(KRW)로 결제하시겠습니까」는 반드시 거절한다. 편해 보이지만 3~5%를 더 낸다. 대만 달러로 결제하면 된다.
- 카드가 되는 곳은 편의점·마트·백화점·대부분의 식당이다. 안 되는 곳은 야시장, 작은 식당, 택시, 교통카드 충전이다.
통신 — eSIM 하나로
한국에서 eSIM을 미리 사 간다. 30일 무제한 기준으로 두 사람 8만 6천 원쯤이다. 현지에서 실물 유심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에는 eSIM으로 정했다.
이유는 도착 공항이다. 우리가 내리는 공항은 규모가 작아 통신사 카운터가 항공편 스케줄에 맞춰 열고 닫는다. 도착 시간에 창구가 닫혀 있으면 첫날 내내 데이터가 없다. eSIM은 비행기에서 내려 켜기만 하면 되니 그 변수가 사라진다.
대신 하나를 포기한다. eSIM은 데이터만 되고 전화번호가 나오지 않는다. 현지 번호로 본인 확인을 하는 서비스는 쓸 수 없는데, 공공자전거 회원가입이 대표적이다. 숙소 와이파이가 회의 때 불안하면 휴대폰 테더링으로 넘기려고 한다.
입국신고서를 안 하면 입국이 안 된다
준비하면서 가장 놀란 게 이거다. 2025년 10월부터 대만은 종이 입국카드를 없앴다. 기내에서 나눠 주던 그 종이가 이제 없고, 온라인 등록이 필수다. 안 하면 입국 심사를 진행할 수가 없다.
TWAC 온라인 입국신고서 — twac.immigration.gov.tw
무료이고 5~10분이면 끝난다. 등록 후 72시간 안에 입국해야 유효하니, 너무 일찍 하면 다시 해야 한다. 우리는 출발 사흘 전으로 날짜를 잡아 뒀다. 넣는 건 여권번호·항공편·대만 첫 숙소 주소다. 마지막 것 때문에 숙소 한자 주소를 미리 꺼내 두는 편이 좋다.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하는 것도 대만 입국 요건이다. 비자는 한국 여권으로 90일까지 필요 없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확인한 것
- 숙소 무료 취소 마감일 — 네 곳의 마감일이 다 다르고 가장 빠른 곳은 체크인 2주 전이다. 숙소비 편에 표로 적어 뒀다.
- 예약 확인서의 정식 명칭과 주소 — 같은 브랜드의 다른 지점으로 가는 사고를 막는다. 한자 이름과 주소를 캡처해 두면 택시에서 보여 주기만 하면 된다.
- 온라인 체크인 — 저비용항공사라 좌석을 미리 잡아 두는 편이 낫다.
- 여행자보험 증서 — 종이로 뽑아 여권과 같이 넣는다.
- 회사 쪽 정리 — 근무하는 날과 쉬는 날을 팀에 공유했는지, 회의 시간이 겹치는 날은 없는지. 시차가 한 시간이라 크게 걸릴 건 없지만, "이 사람이 지금 일하는 중인지"를 팀이 알 수 있게 해 두는 게 워케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표를 다 만들고 보니 한 사람 하루 9만 원이다. 그 안에 호텔과 기차와 야시장이 들어 있다. 그런데 집세와 공과금은 여기서 빠져 있다 — 그건 한국에서 그대로 나간다. 한 달 살기를 「생활비를 아끼는 방법」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거기 있다. 우리는 한 달치 생활을 두 군데에서 굴리는 셈이고, 그 값을 알고 시작한다.
짐은 다음 편에 따로 적었다. 28일을 가는데 옷은 닷새치만 쌌고, 가방은 여섯 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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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10편 - 아리산 당일치기, 갈까 말까를 아직 못 정했다
열한 시간 중 일곱 시간이 차 안이다 — 그런데도 가고 싶은 게 문제다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⑩ · 아리산 편 — 아직 떠나기 전에 쓰는 글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10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28일치 일정을 다 짜 놓고 보니 딱 하루가 비어 있다. 가오슝에서 맞는 두 번째 일요일이다.
그날이 내 열흘 휴가의 마지막 날이라 뭘 넣느냐가 열흘 전체의 인상을 정한다. 후보가 둘인데 성격이 정반대다. 해발 2,200m의 아리산(阿里山)에 열한 시간을 쓰거나, 가까운 불광산 불타기념관(佛光山佛陀紀念館)을 반나절만 보고 오거나.
미리 말해 두면 계산으로는 무리에 가깝다. 일정표를 펴 놓고 보면 답이 이미 나와 있다. 그런데도 나는 가고 싶다. 그 둘 사이에서 아직 못 정하고 있다.
아리산을 가오슝에서 당일로 다녀오려는 사람에게 쓸모가 있을 것 같아, 조사한 걸 그대로 적는다.
A · 아리산 — 열한 시간 중 일곱 시간이 차 안이다
해발 2,200m의 아리산(阿里山)을 가오슝에서 당일로 다녀오는 방법이 있다. 아침 7시 45분에 고속철역에서 모여 저녁 7시에 해산한다. 2인 약 25만 원에 현장 지불이 조금 붙는다.
산에서는 네 시간을 쓴다. 아리산역에서 자오핑역까지 걸으며 자매연못과 수진궁, 현수교를 보고, 거목 산책로를 따라 내려와 소형열차로 복귀하는 구성이다. 아리산 입장료가 포함이고, 현장에서 낼 건 유원지 안 소형열차 값과 식사뿐이다.
정직하게 적으면 열한 시간 중 일곱 시간이 차 안이다. 게다가 전날은 롄츠탄에서 종일이고 다음 날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다. 무거운 사흘이 연달아 붙는다. 남편이 일정표를 보고 무리라고 하는 게 이 대목이고, 나도 숫자로는 동의한다.
그런데 아리산은 이번 아니면 언제 갈지 모르는 곳이다. 대만을 여러 번 왔지만 여기는 매번 미뤘다. 남부에 한 달을 머무는 김에 안 가면, 다음에도 같은 이유로 또 미룰 것 같다. 계산이 아니라 이쪽이 마음을 붙잡고 있다.
싼 상품이 하나 있었는데 뺐다
처음에 눈에 띈 건 값이 절반쯤인 상품이었다. 결제창까지 열어 보고 접었다. 이유가 세 개다.
- 가오슝 출발은 최소 4인이다. 목록에는 1인부터 가능하다고 뜨는데, 출발지를 가오슝으로 바꾸면 조건이 달라진다.
- 입장권과 산 위 소형열차가 불포함이다. 그걸 더하면 값 차이가 줄어든다.
- 아리산 체류가 2시간 30분뿐이다. 왕복에 일곱 시간을 쓰면서 두 시간 반을 보려고 가는 건 아니다.
싼 상품이 나쁜 게 아니라, 싼 이유가 전부 조건 안에 적혀 있었다. 값만 보고 순위를 매겼다면 그대로 결제했을 것이다.
투어 없이 가는 길도 있다
예약 없이 스스로 가는 방법도 끝까지 계산했다. 생각보다 단순하다.
- 고속철로 자이(嘉義)까지 30분 남짓
- 자이 고속철역에서 관광버스가 바로 출발한다. 시내로 나갈 필요가 없어 환승이 사실상 없다
두 사람 왕복 교통비가 NT$2,900, 우리 돈 12만 4천 원이다. 버스 왕복과 입장권을 묶은 세트권이 1인 NT$630에 따로 있어 이걸 쓰면 더 내려간다. 산에 머무는 시간도 패키지와 비슷하다. 대신 내려오는 막차를 놓치면 산에서 자야 한다. 그 한 가지 때문에 하루 종일 시계를 보게 된다.
일출은 아예 포기했다. 일출 열차는 새벽에 움직여서 산 위에서 자야만 가능하다. 이틀을 쓰기에는 28일이 빠듯했다.
B · 불광산 — 반나절이고, 입장이 무료다
정반대의 선택지다. 108m 청동 대불과 240m 성불대도, 여덟 개의 탑이 있는 불타기념관인데 입장료가 없다. 세 시간에서 네 시간이면 충분하다.
가는 법도 간단하다. 고속철 쭤잉역 3번 승강장에서 직행버스로 30분, 1인 편도 NT$70이고, 타고 내릴 때 교통카드를 각각 대면 된다. 표를 따로 살 필요가 없다.
불광산에 갈 거면 이 세 가지
① 배차가 30~80분으로 들쭉날쭉하다. 11시 다음이 1시 20분인 구간도 있다. 첫차 8시, 불광산발 막차 6시 반.
② 화요일에는 이 노선이 불광산까지 가지 않는다. 휴관일이다.
③ 그늘이 거의 없는 야외 광장이 핵심 동선이다. 10월 가오슝 낮이 30℃다. 슬리퍼는 금지고 단정한 옷이 규정이다.
그래서 어떻게 정하기로 했나
결론은 "지금 정하지 않는다"였다. 아리산 쪽이 3일 전까지 전액 환불이라, 일단 잡아 두고 그 환불 마감까지 미뤄서 결정하기로 했다. 취소하면 그대로 불광산으로 가면 된다.
이건 우유부단해서가 아니라 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아직 없어서다. 지금 내가 아는 건 「가고 싶다」와 「일정상 무리다」 둘뿐인데, 이 둘은 서로를 못 이긴다. 그런데 열흘을 움직이고 난 뒤의 내 몸 상태가 들어오면 저울이 기운다. 그 정보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28일치 계획을 다 짜 놓고 보니, 정해지지 않은 칸이 하나 남아 있는 게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계획을 세울 때 제일 어려운 건 모르는 걸 지금 정하라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일이었다. 이 하루만은 그러지 않기로 했다. 환불 마감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미루는 게 게으름이 아니라 방법이 됐다.
정리하면
- 가오슝에서 아리산은 당일로 된다. 단 열한 시간이고 그중 일곱 시간이 차 안이다.
- 싼 상품은 최소 인원·입장권 포함 여부·체류 시간을 보면 왜 싼지 나온다.
- 투어 없이 가면 2인 왕복 NT$2,900. 대신 내려오는 막차가 전부다.
- 반나절로 줄이려면 불광산. 입장 무료에 버스로 30분, 화요일은 안 간다.
지금 마음은 아리산 쪽으로 조금 기울어 있다. 어느 쪽으로 정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맞았는지는 다녀와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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