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26. 9. 17. 17:21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5편 - 대만 기차 예매, 한국어 화면에서 자강호 잡는 법

고속철을 안 타기로 한 이유와, 예매 화면에서 막히는 지점 네 군데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⑤ · 이동 편 — 아직 떠나기 전에 쓰는 글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5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28일 동안 도시를 옮기는 건 두 번뿐이다. 타이중에서 타이난, 타이난에서 가오슝. 그런데 이 두 번을 정하는 데 이동 준비의 절반이 들어갔다. 캐리어 둘을 끌고 움직이는 날이라서다.

도시 간 이동 — 고속철을 안 타기로 했다

구간선택요금소요
타이중 → 타이난
연휴 다음 월요일
자강호 3000형
(自強號 3000型)
1인 NT$4871시간 56분, 갈아타지 않는다
타이난 → 가오슝
그 주 금요일
자강호 3000형1인 NT$15830분

자강호(自強號)는 대만 철도(台鐵)의 특급 등급이다. 그중 3000형이 신형 전동차이고, 예매 화면에는 「즈창(3000)」으로 뜬다.

대만 하면 고속철(高鐵)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 구간을 계산해 보니 두 번 다 일반열차가 나았다. 이유는 고속철역이 시내에 없다는 것 하나다.

타이난 고속철역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셔틀 열차를 한 번 더 타야 한다. 타이중도 고속철역과 시내 기차역이 다른 곳이다. 그러니 고속철을 타면 시내 → 고속철역 → 고속철 → 셔틀 → 시내가 되고, 일반열차를 타면 시내 → 시내로 끝난다. 네 가지 조합을 다 재 보니 일반열차 두 번이 시간도 가장 짧고 값도 가장 쌌다.

여기에 캐리어가 붙으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우리는 두 명에 캐리어 둘, 노트북 가방 둘이다. 환승 0회가 20~30분을 아끼는 것보다 중요했다.

고속철 패스(THSR 패스)도 알아봤는데 우리에게는 손해였다. 며칠 안에 남북을 여러 번 오가는 일정에서 이득이 나는 물건이지, 한 달 동안 남쪽으로 한 번씩만 내려가는 일정에는 맞지 않는다.

자강호 예매 — 한국어 화면에서 다 된다

중국어를 못 해도 되고,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 대만 철도 공식 예매 사이트에 한국어 화면이 있다.

대만 철도 한국어 예매

tip.railway.gov.tw 의 tip123 화면

주소 끝이 tip123인 쪽이고, 뒤에 언어 지정(lang=KO_KA)을 붙이면 한국어로 열린다. 검색하면 흔히 나오는 tip121은 중국어 전용이라, 그 화면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바꾸면 첫 화면으로 튕긴다. 이것 때문에 한참 헤맸다.

입력 순서

  1. 여권번호 — 한 명 것만 넣는다. 두 장을 한 번에 사면 대표 한 명의 번호로 묶인다. 조회·취표·개찰에 전부 이 번호를 쓰니 두 건 다 같은 사람 번호로 통일해 두는 편이 덜 헷갈린다.
  2. 편도 선택.
  3. 일자서기 연도로 YYYY/MM/DD. 대만 관공서에서 흔한 민국년(115년)이 아니다. 숫자만 이어서 치면 슬래시가 자동으로 들어간다.
  4. 출발역·도착역 — 아래 이름 표 참고.
  5. 일반석 수량 2.
  6. 열차 종류에서 「즈창(3000)」에 체크. 이걸 체크하면 대형 수하물 공간이 있는 차만 뜬다. 캐리어가 있으면 이게 크다.
  7. 캡차 입력 → 예매 → 결제.

역 이름이 예상과 다르게 적힌다

한국어 화면의 역 이름은 우리가 아는 발음과 조금 다르다. 이름이 헷갈리면 앞의 네 자리 숫자(역 코드)로 확인하는 게 확실하다.

한자화면 표기코드헷갈리기 쉬운 이웃 역
台中타이종33002210 타이중강(台中港)은 항구에 있는 다른 역. 3340 신우르는 고속철역 옆
台南타이난42204240 남타이난은 다른 역
高雄까오숑44004340 신쭤잉 · 4350 쭤잉도 이름만 비슷한 다른 역

결제와 발권

  • 결제 기한이 있다. 예매한 다음 날 24시(대만 시간)까지다. 한국 시간으로는 그다음 날 새벽 1시. 넘기면 자동 취소된다.
  • 결제하고 받는 QR은 개찰구용이 아니라 발권용이다. 현지 역의 자동발매기(自動售票機)에 대면 종이표가 나오고, 개찰구는 그 종이표를 스캔한다.
  • 취표는 승차 전이면 아무 때나 된다. 숙소가 역 근처면 도착하고 며칠 안에 산책 삼아 미리 뽑아 두는 편이 낫다. 그러면 이동일 아침에 할 일이 없다.
  • 기계가 안 되면 매표창구(售票窗口)로 간다. 규정상 창구 취표에는 여권 원본이 필요하다. 말은 안 해도 되고 QR과 여권을 내밀면 끝난다. 굳이 한마디 한다면 「請幫我取票」(칭 빵 워 취퍄오).
  • 종이표는 잃어버리면 재발급이 안 된다. 뽑은 뒤에는 여권과 같은 자리에 둔다.

파는 시점이 정해져 있다

대만 철도는 승차일 28일 전부터 판다. 그 전에는 조회 자체가 안 되니 「없다」가 아니라 「아직 안 열렸다」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열리는 날을 놓치면 좌석 선택지가 줄어든다.

그래서 두 구간의 개시일을 달력에 따로 찍어 뒀다. 우리는 첫 구간을 28일보다 앞선 시점에 한 번에 잡을 수 없어서, 열리는 날 아침에 들어가 자리를 골랐다. 연휴가 낀 날짜는 열리자마자 빠진다.

시각표를 보다가 하나 발견했다. 타이난에서 가오슝으로 가는 막차가 밤 11시 22분이고 도착이 11시 57분이다. 가오슝에 묵으면서 저녁에 기차를 타고 타이난까지 밥을 먹으러 갔다가 자정 전에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편도 30분에 NT$158이면 서울에서 근교 나가는 정도다. 이런 걸 발견하면 일정이 아니라 기분이 먼저 바뀐다.

정리하면

  1. 도시 간은 고속철이 아니라 자강호 3000형. 시내에서 시내로 간다.
  2. 예매는 한국어 화면(주소 끝이 tip123)에서. tip121은 중국어 전용이다.
  3. 승차일 28일 전에 열린다. 연휴가 끼면 그날 아침에 들어간다.
  4. 결제하고 받는 QR은 발권용이다. 현지에서 종이표로 바꾼다.

다음 편은 도시 안에서 움직이는 이야기다. 교통카드 한 장으로 세 도시가 되는지, 우버는 무엇을 고르는지, 자전거는 왜 안 되는지.

여행 2026. 9. 16. 18:32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4편 - 10월 대만에는 연휴가 두 번 있다

하필 내 휴가 앞머리에 걸려서, 일정을 통째로 다시 짰다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④ · 일정 편 — 아직 떠나기 전에 쓰는 글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4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10월에 대만에 가는 사람이라면 이것부터 확인해야 한다. 10월 9~11일 쌍십절 연휴10월 24~26일 광복절 연휴, 두 번이다. 나는 이걸 일정을 거의 다 짠 다음에 알았고, 결국 처음부터 다시 짰다.

무엇이 문제인가

대만 연휴에 벌어지는 일은 한국과 비슷하다.

  • 숙소 값이 오르고 방이 없어진다. 내가 후보로 봤던 타이중 호텔 한 곳은 연휴 구간 재고가 아예 0이라 12박 연속 예약 자체가 안 됐다.
  • 유명한 곳에 사람이 몰린다. 특히 산·호수 같은 근교 관광지가 심하다. 셔틀버스 줄이 길어지고, 주차장이 막히고, 케이블카는 대기가 두 시간이 된다.
  • 교통편이 먼저 팔린다. 도시 간 열차 좌석이 연휴 앞뒤로 빠르게 나간다.

내 경우엔 더 곤란한 게 있었다. 내가 완전히 쉬는 열흘이 쌍십절 연휴 첫날부터 시작한다. 가장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구간의 앞머리 사흘이 통째로 연휴인 것이다. 가장 붐비는 사흘이 그 앞머리를 먹어 버렸다.

그래서 이렇게 뒤집었다

산은 연휴 앞 주말로 옮겼다

원래는 휴가가 시작되면 근교의 큰 곳들을 다녀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게 연휴와 겹치니, 연휴 앞 주말과 그 주 월요일로 당겼다. 사이의 하루는 일부러 비웠다.

  • 토요일 — 가오메이 습지(高美濕地) 일몰과 무지개마을(彩虹眷村). 해 지는 시각에 맞춰야 해서 오후에 출발하는 반나절 코스다.
  • 일요일아무 데도 안 가는 날. 다음 날 집합이 아침 7시 45분이라 더 그렇다.
  • 월요일 — 일월담(日月潭)과 칭징농장(清境農場). 왕복이 길어 하루를 통으로 쓴다.

큰 곳을 왜 하필 월요일에 넣었는지가 이 배치의 핵심이다. 타이중은 월요일에 실내 시설이 거의 다 문을 닫는다. 무지개마을도, 국립대만미술관도, 제5시장도 월요일이 휴관이다. 반대로 일월담과 칭징농장은 야외라 요일과 상관이 없다. 그러니 월요일에는 산으로 나가는 게 맞고, 무지개마을이 들어간 서쪽 코스는 토요일에 둬야 한다. 요일 하나로 순서가 저절로 정해졌다.

연휴에는 실내로 들어갔다

연휴 사흘은 타이중 시내의 실내 시설로 채웠다. 미술관 두 곳과 박물관 하나, 그리고 도심 산책로다. 실내 시설도 연휴에 붐비긴 하지만, 산이나 호수처럼 "셔틀을 못 타서 두 시간을 서 있는" 사태는 없다. 그리고 사흘 중 하루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 날로 비워 뒀다. 연휴에 굳이 나가서 사람에 치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도시 이동일을 연휴 바로 다음 날로 잡았다

이게 요금과 직결된다. 타이중은 12박을 통으로 걸어서 연휴 이틀치 할증이 총액에 묻혔고, 타이난에서 보고 있던 숙소는 반대로 평상시 6만 6천 원이 연휴에 12만 5천 원으로 뛰는 구조였다. 그래서 연휴는 타이중에서 다 보내고, 연휴가 끝난 월요일에 타이난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같은 방을 평일 요금으로 쓴다.

타이난 일정은 야시장 요일에 맞췄다

이건 대만 남부에 가는 사람에게 꼭 알려 주고 싶은 부분이다. 타이난의 큰 야시장들은 매일 열지 않는다. 요일이 정해져 있고, 각자 다르다.

야시장여는 요일
화위안(花園)목 · 금 · 토 · 일
다둥(大東)월 · 화 · 금
우성(武聖)수 · 금 · 토

요일제는 바뀌는 경우가 있으니 가기 직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좋다.

표를 보면 금요일에 세 곳이 다 열린다. 금요일 하루만 있으면 전부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야시장은 하룻밤에 한 곳이 한계다. 두 곳을 돌면 배가 불러서 두 번째 집에서는 구경만 하게 된다.

그래서 금요일을 노리는 대신 사흘에 하나씩 배분했다. 도착한 월요일 저녁에 다둥, 수요일 저녁에 우성, 목요일 저녁에 화위안. 이렇게 하면 겹치는 날 없이 세 곳을 다 간다. 그리고 금요일에 야시장을 볼 필요가 없어지니, 금요일 오전에 가오슝으로 넘어간다. 타이난 일정이 4박으로 정해진 게 사실은 이 계산 때문이다.

야시장 요일표를 펴 놓고 저녁 세 번을 나누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월요일엔 여기, 수요일엔 저기, 목요일엔 거기. 여행 일정을 짠다기보다 한 주의 저녁 메뉴를 정하는 기분에 가까웠다. 한 달을 머무는 여행에서는 이런 계획이 가능해진다.

포기한 것

두 가지를 포기했다. 하나는 한국어 가이드다. 일월담과 칭징농장을 하루에 도는 상품 중에 한국어가 붙는 건 하나도 없었다. 한국어 상품은 있었지만 전부 「일월담 + 무지개마을 + 가오메이 습지」를 하루에 몰아 도는 구성이라, 요일 배치가 어긋나고 각 체류가 짧아진다. 언어를 택하면 코스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였고, 코스를 택했다.

다른 하나는 그 토요일의 오전이다. 같은 회사에 아홉 시간짜리 일일 코스가 있었는데, 앞머리에 점심 90분이 붙는 구성이었다. 그걸 빼고 다섯 시간짜리 반나절로 잡으니 토요일 오전이 통째로 남았다. 한 달을 머무는 여행에서는 비는 오전이 손해가 아니다.

두 번째 연휴인 광복절(10월 24~26일)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그때는 이미 가오슝에 자리를 잡은 상태이고, 그 주말에 가려는 곳이 섬이라 육로 관광지만큼 붐비지 않는다. 다만 배편은 연휴에 일찍 차니 미리 잡아야 한다.

정리하면 — 10월에 대만에 간다면 ① 연휴 날짜부터 확인하고 ② 산·호수처럼 셔틀에 의존하는 곳은 연휴를 피하고 ③ 연휴에는 실내나 쉬는 날로 두고 ④ 도시 이동은 연휴 다음 날로 잡는 것. 이 네 가지만 지켜도 일정이 훨씬 편해진다.

여행 2026. 9. 15. 11:11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3편 - 숙소비, 네 곳의 실제 결제액

조회했던 값과 결제한 값이 달랐다 — 28박 255만 7천 원의 내역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③ · 숙소비 편 — 아직 떠나기 전에 쓰는 글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3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네 곳을 다 잡았다. 28박에 255만 7,037원, 1박 평균 9만 1,323원이다. 두 사람이 한 달을 자는 값이다.

숙소도시·박1박총액성격
미도리
(葉綠宿 川閱)
타이중
12박
82,175원986,097원가장 넓은 방(약 23㎡). 세탁 무료. 타이중역 도보 6분
세븐나이츠
(柒宿)
타이난
4박
91,870원367,478원2022년 신축 독채. 넷 중 유일하게 호텔이 아니다
가이드
(承攜行旅)
가오슝
3박
62,908원188,724원26㎡에 세탁·건조 무료. 이번 예약에서 가장 남는 곳
하버10
(鈞怡大飯店)
가오슝
9박
112,749원1,014,738원가장 비싸다. 혼자 총액의 39%. 강가에 붙어 있다
28박 합계평균 91,323원2,557,037원두 사람 기준

2026년 9월 결제 완료 기준. 1 TWD = 42.81원.

조회한 값과 결제한 값이 달랐다

숙소를 고를 때 호텔 공식 예약 화면에서 날짜를 직접 넣어 요금을 다 뽑아 놨다. 포털에 뜨는 "1박 ◯◯원부터"가 내 날짜의 값이 아니어서였다. 그런데 실제로 결제하고 보니 그 조회가와도 달랐다.

타이중 미도리가 그렇다. 내가 조회했을 때는 12박에 112만 8천 원이었는데, 실제로는 98만 6천 원에 잡혔다. 14만 2천 원이 싸다. 같은 방, 같은 날짜인데 그렇다. 시점과 경로에 따라 이 정도는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래서 조회는 후보를 추리는 데까지만 쓰는 게 맞다. 어느 곳이 싼지 순위를 보는 용도지, 얼마인지를 확정하는 용도가 아니다. 마지막 값은 결제 직전에 다시 봐야 한다.

후보까지 펼치면 이렇다

도시마다 여러 곳을 놓고 저울질했다. 떨어진 곳들이 왜 떨어졌는지가 사실 더 쓸모 있는 정보라, 같이 적는다.

타이중 — 네 곳을 봤다

후보면적12박판단
미도리
(葉綠宿 川閱)
약 23㎡98만 6천 원확정. 역 도보 6분, 세탁 무료, 평점 8.9~9.0. 약점은 소음 하나
윈돤
(雲端商務旅館)
16.5~17㎡99만 4천 원조식·세탁 무료에 객실 유선 랜까지 있다. 대신 방이 좁고 체크인이 17시
타이중둥뤼
(台中東旅)
16㎡126만 9천 원조식은 셋 중 최고(뷔페+애프터눈티+야식). 그런데 가장 비싼데 가장 좁다
뤼쑤 호텔
(綠宿行旅)
예약 불가평점 9.1로 좋은 곳인데 12박도 연휴도 재고가 0. 1박 15만 원대라 예산의 두 배

타이난 — 세 곳을 봤다

후보1박4박판단
세븐나이츠
(柒宿)
92,500원36만 7천 원확정. 2022년 신축 독채, 평점 9.5~9.6(후기 169건). 넷 중 유일하게 호텔이 아니다
허파이싱뤼 캉러관
(合拍行旅 康樂館)
72,777원29만 1천 원7만 6천 원 더 싸다. 선농제(神農街) 도보 3분. 다만 2025년 신축이라 후기 표본이 거의 없다
푸화대반점
(台南富華大飯店)
66,060원
(연휴 125,426원)
평상시 가장 싸다. 그런데 연휴에 두 배로 뛴다. 채널별로 값이 두 배 차이 나는 것도 못 미더웠다

가오슝 — 고르기 전에 거르는 게 먼저였다

가오슝은 후보를 비교하기 전 단계에서 시간을 더 썼다. 지난 편에 쓴 것처럼 검색에 뜨는 방 상당수가 등록 없는 아파트형 숙소라, 등록번호부터 확인해서 걸러내는 작업이 먼저였다. 남은 것 중에서 고른 게 가이드와 하버10이고, 두 곳 다 여관업 등록과 불법 명부 대조를 마쳤다.

타이중 — 가장 넓은 방을 골랐다

표에서 보다시피 미도리와 윈돤이 4천 원 차이다. 그런데 방은 미도리가 40% 넓다. 숫자만 보면 고민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꽤 망설였다. 미도리에는 소음이라는 약점이 있고 윈돤에는 유선 랜이라는 장점이 있어서다. 둘 다 원격근무와 직결된다.

결국 넓은 쪽을 택했다. 12박이면 방에 있는 시간이 길고, 소음은 방법이 있는데 좁은 건 방법이 없다고 봤다.

약점은 요청 한 줄로 덮는다

미도리가 든 건물에는 아래층에 노래방과 영화관이 있는 상가가 있다. 후기 두 건이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귀마개를 껴도 힘들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다만 이 호텔은 8층부터 12층을 쓴다. 소음원이 아래층이라 층수가 그대로 대책이 된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예약 비고란에 이 한 줄을 넣을 생각이다.

請安排高樓層(11-12F),避開KTV噪音

고층(11~12층)으로 배정해 주시고, 노래방 소음을 피하게 해 주세요.

전화까지 할 생각은 없다. 예약 메모나 메일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귀마개와 화이트노이즈 앱도 챙긴다. 이걸로 해결될지는 가 봐야 알지만, 안 해 보고 좁은 방을 고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다.

하나 더 알아 둔 게 있다. 이 호텔은 리셉션이 12층에 있다. 건물 자체가 큰 상가 안이고 1층이 상점가라, 처음 도착하면 입구를 찾아 헤매기 쉽다. 그래서 기사에게 보여 줄 한자 주소를 따로 저장해 뒀다. 건물 통칭인 「東協廣場」이라고만 해도 통한다고 한다. 캐리어를 끌고 도착하는 첫날에 이런 걸 몰라서 20분을 쓰는 일이 제일 아깝다.

타이난 — 더 싼 곳을 두고 7만 6천 원을 더 썼다

타이난은 원래 허파이싱뤼로 기울어 있었다. 4박에 7만 6천 원이 싸고, 등불 켜진 저녁이 좋은 선농제(神農街)가 도보 3분이었다.

그런데 세븐나이츠로 바꿨다. 이유는 두 가지다.

  • 후기 표본. 허파이싱뤼는 2025년에 지은 새 건물이라 후기가 거의 없었다. 새 건물인 건 장점이지만, 검증이 안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븐나이츠는 후기 169건에 평점 9.5~9.6, 청결 항목이 9.8이다. 나흘을 맡기기에는 이쪽이 덜 불안했다.
  • 정류장 위치. 세븐나이츠는 관광버스 노선의 적감루(赤崁樓) 정류장이 도보 5분이다. 쓰차오 녹색터널과 안핑고성에 가는 날에 기차역까지 나갈 필요가 없어진다. 하루 일정이 통째로 편해진다.

대신 잃은 것도 있다. 선농제가 3분에서 9분으로 멀어졌다. 저녁마다 갈 골목이라 체감 차이가 있을 것 같다. 7만 6천 원과 6분을 주고 후기 169건을 샀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한 곳은 호텔이 아니다

세븐나이츠는 민숙(民宿)이다. 우리로 치면 정식 등록 민박이고, 호텔업이 아니라 민숙업으로 등록돼 있다. 등록번호가 「타이난시 민숙 876호」다.

지난 편에 쓴 것처럼 중요한 건 업종이 아니라 등록이 돼 있느냐다. 타이난시가 매달 내는 위반 숙박업 처분 명단 2년치를 대조했는데 이름도 주소도 없었다. 다만 민숙은 소방·건축 기준이 호텔업보다 느슨하다는 점은 알고 들어간다.

세탁·책상·인터넷으로 다시 보면

요금표만으로는 안 보이는 게 있다. 28박은 여행이 아니라 생활이라, 결국 이 세 가지가 하루를 좌우한다.

숙소세탁객실 책상인터넷
미도리 12박무료 (세탁기2·건조기2)창가 목재 1인용와이파이
세븐나이츠 4박없음 (코인세탁 도보 5~8분)없음 (화장대 겸용)와이파이
가이드 3박세탁·건조 무료있음와이파이
하버10 9박9층 동전식 NT$50있음와이파이 + 비즈니스센터

세탁은 사실상 해결됐다. 28박 중 24박이 무료이거나 동전식이고, 없는 곳은 타이난 4박뿐이다. 그 앞뒤가 전부 무료 세탁이라 4박치 옷을 끼고 이동하면 된다. 덕분에 옷을 닷새치만 싸도 된다.

책상이 없는 곳도 한 곳뿐이고, 하필 그 4박이 내 휴가 한복판이다. 근무일이 걸린 숙소에는 전부 책상이 있다. 이건 운이 좋았다.

아쉬운 건 유선 랜이다. 다섯 곳 중 유선 랜이 있는 건 탈락시킨 윈돤 하나뿐이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화상 회의를 하는 날에는 하버10의 비즈니스센터로 한 명이 옮기는 방식으로 넘길 생각이다.

하루 평균 9만 1천 원짜리 방이다. 그런데 그 9만 원에 매일 갈아입을 옷과, 조용한 회의와, 노트북을 놓을 자리가 들어 있는지는 요금표에 나오지 않는다. 28일을 살아 봐야 알게 되는 부분이고, 그래서 표를 다 만들어 놓고도 마지막은 사람이 골랐다.

남은 걱정 세 가지

  • 미도리의 소음. 고층 요청이 받아들여지는지가 전부다. 12박이라 실패하면 타격이 크다.
  • 세븐나이츠의 방 크기. 이 숙소에는 창 없는 객실이 두 종류 있고 기본 2인실이 8㎡로 아주 작다. 예약한 방에는 창이 있는 걸로 확인했지만, 대만 숙소를 고를 때는 「無窗」이라는 표기를 먼저 찾아보는 게 좋다. 창 없는 8㎡에서 나흘은 답답하다.
  • 하버10의 비중. 9박에 101만 원으로 숙박비의 40%다. 여기가 기대만 못하면 한 달 전체의 인상이 바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확인한 것 — 취소 마감일

네 곳 다 결제가 끝났지만, 무료 취소 마감일이 전부 다르다. 계획이 흔들릴 일은 없어 보여도 날짜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달력에 찍어 뒀다.

숙소무료 취소 마감이후
미도리 12박체크인 14일 전첫 1박 요금
세븐나이츠 4박체크인 8일 전31% 수수료
가이드 3박체크인 5일 전
하버10 9박체크인 3일 전

전부 현지 시각 자정 기준이다. 숙소마다 예약 조건이 다르니 본인 예약 확인서의 날짜를 봐야 한다.

가장 빠른 게 타이중, 체크인 2주 전이다. 이날이 지나면 12박은 돌이킬 수 없다고 보면 된다. 가장 큰 금액이 가장 먼저 잠기는 셈인데, 이 순서를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방을 바꾸려 하면 손해가 크다.

셋 다 가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다녀와서 하나씩 답을 적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