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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11편 - 두 사람 28박, 505만 원의 내역
싸게 다녀오는 숫자는 아니다 — 일하면서 사는 조건이 만든 예산표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⑪ · 예산 편 — 떠나기 며칠 전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11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곧 떠난다. 마지막으로 돈 이야기를 정리했다. 다녀와서 실제로 얼마 썼는지 따로 쓸 생각이라, 오늘 글은 출발 전에 잡아 둔 숫자다. 이게 얼마나 맞는지가 한 달 뒤에 나온다.
먼저 하나 밝혀 두면, 이 숫자는 「한 달을 싸게 사는 법」의 가격표가 아니다. 같은 28박을 훨씬 싸게 만드는 방법이 분명히 있는데, 우리는 그쪽을 택하지 못했다. 이유는 뒤에 적었다.
예산 — 두 사람, 28박
| 항목 | 금액 | 메모 |
|---|---|---|
| 숙박 28박 | 255만 7천 원 | 네 곳. 결제 완료라 확정된 숫자다. 1박 평균 9만 1,323원 |
| 식비 (하루 NT$1,000) | 약 120만 원 | 야시장·현지 식당 기준. 하루 두 사람 4만 3천 원 |
| 투어·입장료·교통 ·통신 | 약 80만 원 | 근교 투어 두 건 + 섬 하루 + 기차 2구간 + 시내 교통 + eSIM. 아리산을 넣으면 +25만 |
| 소계 | 약 456만 원 | 하루 약 16만 3천 원 (두 사람 기준, 항공권 제외) |
| 항공권 2인 편도 2장 | 49만 5천 원 | 결제 완료 |
| 합계 | 약 505만 원 | 하루 18만 원 · 한 사람 하루 9만 원 |
1 TWD = 42.81원 기준. 숙박과 항공권은 결제 완료 금액이고 나머지는 예정 금액이다.
항공권을 뺀 금액에서 숙박이 절반을 넘는다(56%). 처음 잡았던 목표는 1박 6만 원대였는데 9만 원대가 됐다.
왜 이만큼이 됐나
관광으로 한 달을 살면 이보다 훨씬 싸게 할 수 있다. 도미토리나 외곽 아파트를 쓰고 한 도시에 눌러앉아 장박 할인을 받으면 숙박비는 절반 아래로 내려간다. 우리가 그 길로 못 간 이유는 하나다 — 이 한 달 동안 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숙소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 조건이 넷이었다.
- 책상이 있는 방 — 침대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한 달을 일할 수는 없다
- 화상 회의가 되는 조용함 — 숙소비 편에서 고층 배정을 요청한 것도 이것 때문이다
- 세탁 — 주말을 빨래에 쓰지 않으려면 필요하다
- 역과 중심가에서 도보권 — 일 끝나고 저녁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 넷을 다 만족하는 방은 도미토리에도, 외곽 아파트에도 없었다. 숙박이 56%인 건 그 결과다. 방 크기와 위치를 골라 가며 올린 값이라 아깝지는 않지만, 「싸게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하나 더 있다. 회사의 워케이션 제도를 쓰고 가는 것이라 표에 적힌 금액을 전부 우리가 내는 건 아니다. 제도에서 지원되는 몫이 있어 체감은 이 표보다 가볍다. 그래도 이 글은 「이 여행 자체에 얼마가 드는가」를 적는 게 목적이라 지원분을 빼지 않은 총액으로 썼다. 제도는 회사마다 다르니 그쪽이 더 쓸모 있을 것 같았다.
더 싸게 가려면 무엇을 포기해야 하나
| 줄이는 방법 | 아끼는 돈 | 대신 포기하는 것 |
|---|---|---|
| 한 도시에 눌러앉기 | 장박 할인 | 세 도시를 보는 것. 1편에서 도시를 나눈 이유가 여기서 값으로 돌아온다 |
| 숙소 등급 한 단계 아래 | 약 90만 원 | 1박 6만 원대면 책상이나 세탁 중 하나가 빠진다 |
| 외곽으로 나가기 | 30~40% | 저녁마다 나가는 걸 포기하게 된다. 결국 교통비로 일부 돌아온다 |
| 식비를 현지 물가에 맞추기 | 30만 원 안팎 | 야시장과 노포 위주. 사실 이건 포기가 아니라 이득에 가깝다 |
이 표는 하한선이 아니라 우리 조건에서 나온 값이다. 순수한 여행이었다면 나도 다르게 짰을 것이다.
가장 흔들릴 항목은 식비다
지금은 야시장과 현지 식당 기준으로 하루 두 사람 NT$1,000을 잡았다. 그런데 편하게 다니면 NT$1,500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그러면 식비만 60만 원이 늘어 총액이 565만 원대가 된다. 실제로는 그 사이 어딘가일 것이다.
여기에 아직 안 정한 하루가 하나 걸려 있다. 아리산에 갈지 말지가 그것인데, 가면 25만 원이 더 붙는다. 하루 일정 하나가 총예산의 5%다.
현금은 얼마나 들고 갈까
결론부터. 한국에서는 NT$12,000만 환전하고 나머지는 현지 ATM에서 뽑기로 했다.
여행 전체의 현금 수요를 NT$28,000~38,000으로 봤다. 야시장과 노포가 거의 현금만 받고, 거기에 입장료와 교통카드 충전 같은 현장 지불이 식비를 빼고도 NT$8,700 붙는다. 그 전부를 한국에서 바꿔 가면 한 달 내내 큰돈을 들고 다녀야 한다.
출발 전에 은행에서 해 둘 것 — 카드 비밀번호를 네 자리로
대만 ATM은 네 자리만 받는다. 한국 카드가 여섯 자리면 현지에서 인출 자체가 안 된다. 앱이나 창구에서 바꿀 수 있는데, 이건 도착해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카드는 두 장을 나눠 챙긴다. 한 장이 거절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 편의점 ATM은 건당 수수료가 NT$100 안팎이다. 며칠치씩 뽑되 너무 잘게 쪼개면 수수료가 쌓인다. 우리는 타이중과 가오슝에서 한 번씩, 연휴 직전에 미리 뽑는 것으로 잡았다.
- 카드 결제할 때 「원화(KRW)로 결제하시겠습니까」는 반드시 거절한다. 편해 보이지만 3~5%를 더 낸다. 대만 달러로 결제하면 된다.
- 카드가 되는 곳은 편의점·마트·백화점·대부분의 식당이다. 안 되는 곳은 야시장, 작은 식당, 택시, 교통카드 충전이다.
통신 — eSIM 하나로
한국에서 eSIM을 미리 사 간다. 30일 무제한 기준으로 두 사람 8만 6천 원쯤이다. 현지에서 실물 유심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에는 eSIM으로 정했다.
이유는 도착 공항이다. 우리가 내리는 공항은 규모가 작아 통신사 카운터가 항공편 스케줄에 맞춰 열고 닫는다. 도착 시간에 창구가 닫혀 있으면 첫날 내내 데이터가 없다. eSIM은 비행기에서 내려 켜기만 하면 되니 그 변수가 사라진다.
대신 하나를 포기한다. eSIM은 데이터만 되고 전화번호가 나오지 않는다. 현지 번호로 본인 확인을 하는 서비스는 쓸 수 없는데, 공공자전거 회원가입이 대표적이다. 숙소 와이파이가 회의 때 불안하면 휴대폰 테더링으로 넘기려고 한다.
입국신고서를 안 하면 입국이 안 된다
준비하면서 가장 놀란 게 이거다. 2025년 10월부터 대만은 종이 입국카드를 없앴다. 기내에서 나눠 주던 그 종이가 이제 없고, 온라인 등록이 필수다. 안 하면 입국 심사를 진행할 수가 없다.
TWAC 온라인 입국신고서 — twac.immigration.gov.tw
무료이고 5~10분이면 끝난다. 등록 후 72시간 안에 입국해야 유효하니, 너무 일찍 하면 다시 해야 한다. 우리는 출발 사흘 전으로 날짜를 잡아 뒀다. 넣는 건 여권번호·항공편·대만 첫 숙소 주소다. 마지막 것 때문에 숙소 한자 주소를 미리 꺼내 두는 편이 좋다.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하는 것도 대만 입국 요건이다. 비자는 한국 여권으로 90일까지 필요 없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확인한 것
- 숙소 무료 취소 마감일 — 네 곳의 마감일이 다 다르고 가장 빠른 곳은 체크인 2주 전이다. 숙소비 편에 표로 적어 뒀다.
- 예약 확인서의 정식 명칭과 주소 — 같은 브랜드의 다른 지점으로 가는 사고를 막는다. 한자 이름과 주소를 캡처해 두면 택시에서 보여 주기만 하면 된다.
- 온라인 체크인 — 저비용항공사라 좌석을 미리 잡아 두는 편이 낫다.
- 여행자보험 증서 — 종이로 뽑아 여권과 같이 넣는다.
- 회사 쪽 정리 — 근무하는 날과 쉬는 날을 팀에 공유했는지, 회의 시간이 겹치는 날은 없는지. 시차가 한 시간이라 크게 걸릴 건 없지만, "이 사람이 지금 일하는 중인지"를 팀이 알 수 있게 해 두는 게 워케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표를 다 만들고 보니 한 사람 하루 9만 원이다. 그 안에 호텔과 기차와 야시장이 들어 있다. 그런데 집세와 공과금은 여기서 빠져 있다 — 그건 한국에서 그대로 나간다. 한 달 살기를 「생활비를 아끼는 방법」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거기 있다. 우리는 한 달치 생활을 두 군데에서 굴리는 셈이고, 그 값을 알고 시작한다.
짐은 다음 편에 따로 적었다. 28일을 가는데 옷은 닷새치만 쌌고, 가방은 여섯 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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