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26. 9. 17. 17:21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5편 - 대만 기차 예매, 한국어 화면에서 자강호 잡는 법

고속철을 안 타기로 한 이유와, 예매 화면에서 막히는 지점 네 군데

대만 워케이션 준비기 ⑤ · 이동 편 — 아직 떠나기 전에 쓰는 글

이 글은 「대만 한달살기 워케이션 준비」 시리즈의 5편입니다. 시작은 1편 — 세 도시로 나눈 이유.

28일 동안 도시를 옮기는 건 두 번뿐이다. 타이중에서 타이난, 타이난에서 가오슝. 그런데 이 두 번을 정하는 데 이동 준비의 절반이 들어갔다. 캐리어 둘을 끌고 움직이는 날이라서다.

도시 간 이동 — 고속철을 안 타기로 했다

구간선택요금소요
타이중 → 타이난
연휴 다음 월요일
자강호 3000형
(自強號 3000型)
1인 NT$4871시간 56분, 갈아타지 않는다
타이난 → 가오슝
그 주 금요일
자강호 3000형1인 NT$15830분

자강호(自強號)는 대만 철도(台鐵)의 특급 등급이다. 그중 3000형이 신형 전동차이고, 예매 화면에는 「즈창(3000)」으로 뜬다.

대만 하면 고속철(高鐵)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 구간을 계산해 보니 두 번 다 일반열차가 나았다. 이유는 고속철역이 시내에 없다는 것 하나다.

타이난 고속철역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셔틀 열차를 한 번 더 타야 한다. 타이중도 고속철역과 시내 기차역이 다른 곳이다. 그러니 고속철을 타면 시내 → 고속철역 → 고속철 → 셔틀 → 시내가 되고, 일반열차를 타면 시내 → 시내로 끝난다. 네 가지 조합을 다 재 보니 일반열차 두 번이 시간도 가장 짧고 값도 가장 쌌다.

여기에 캐리어가 붙으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우리는 두 명에 캐리어 둘, 노트북 가방 둘이다. 환승 0회가 20~30분을 아끼는 것보다 중요했다.

고속철 패스(THSR 패스)도 알아봤는데 우리에게는 손해였다. 며칠 안에 남북을 여러 번 오가는 일정에서 이득이 나는 물건이지, 한 달 동안 남쪽으로 한 번씩만 내려가는 일정에는 맞지 않는다.

자강호 예매 — 한국어 화면에서 다 된다

중국어를 못 해도 되고,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 대만 철도 공식 예매 사이트에 한국어 화면이 있다.

대만 철도 한국어 예매

tip.railway.gov.tw 의 tip123 화면

주소 끝이 tip123인 쪽이고, 뒤에 언어 지정(lang=KO_KA)을 붙이면 한국어로 열린다. 검색하면 흔히 나오는 tip121은 중국어 전용이라, 그 화면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바꾸면 첫 화면으로 튕긴다. 이것 때문에 한참 헤맸다.

입력 순서

  1. 여권번호 — 한 명 것만 넣는다. 두 장을 한 번에 사면 대표 한 명의 번호로 묶인다. 조회·취표·개찰에 전부 이 번호를 쓰니 두 건 다 같은 사람 번호로 통일해 두는 편이 덜 헷갈린다.
  2. 편도 선택.
  3. 일자서기 연도로 YYYY/MM/DD. 대만 관공서에서 흔한 민국년(115년)이 아니다. 숫자만 이어서 치면 슬래시가 자동으로 들어간다.
  4. 출발역·도착역 — 아래 이름 표 참고.
  5. 일반석 수량 2.
  6. 열차 종류에서 「즈창(3000)」에 체크. 이걸 체크하면 대형 수하물 공간이 있는 차만 뜬다. 캐리어가 있으면 이게 크다.
  7. 캡차 입력 → 예매 → 결제.

역 이름이 예상과 다르게 적힌다

한국어 화면의 역 이름은 우리가 아는 발음과 조금 다르다. 이름이 헷갈리면 앞의 네 자리 숫자(역 코드)로 확인하는 게 확실하다.

한자화면 표기코드헷갈리기 쉬운 이웃 역
台中타이종33002210 타이중강(台中港)은 항구에 있는 다른 역. 3340 신우르는 고속철역 옆
台南타이난42204240 남타이난은 다른 역
高雄까오숑44004340 신쭤잉 · 4350 쭤잉도 이름만 비슷한 다른 역

결제와 발권

  • 결제 기한이 있다. 예매한 다음 날 24시(대만 시간)까지다. 한국 시간으로는 그다음 날 새벽 1시. 넘기면 자동 취소된다.
  • 결제하고 받는 QR은 개찰구용이 아니라 발권용이다. 현지 역의 자동발매기(自動售票機)에 대면 종이표가 나오고, 개찰구는 그 종이표를 스캔한다.
  • 취표는 승차 전이면 아무 때나 된다. 숙소가 역 근처면 도착하고 며칠 안에 산책 삼아 미리 뽑아 두는 편이 낫다. 그러면 이동일 아침에 할 일이 없다.
  • 기계가 안 되면 매표창구(售票窗口)로 간다. 규정상 창구 취표에는 여권 원본이 필요하다. 말은 안 해도 되고 QR과 여권을 내밀면 끝난다. 굳이 한마디 한다면 「請幫我取票」(칭 빵 워 취퍄오).
  • 종이표는 잃어버리면 재발급이 안 된다. 뽑은 뒤에는 여권과 같은 자리에 둔다.

파는 시점이 정해져 있다

대만 철도는 승차일 28일 전부터 판다. 그 전에는 조회 자체가 안 되니 「없다」가 아니라 「아직 안 열렸다」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열리는 날을 놓치면 좌석 선택지가 줄어든다.

그래서 두 구간의 개시일을 달력에 따로 찍어 뒀다. 우리는 첫 구간을 28일보다 앞선 시점에 한 번에 잡을 수 없어서, 열리는 날 아침에 들어가 자리를 골랐다. 연휴가 낀 날짜는 열리자마자 빠진다.

시각표를 보다가 하나 발견했다. 타이난에서 가오슝으로 가는 막차가 밤 11시 22분이고 도착이 11시 57분이다. 가오슝에 묵으면서 저녁에 기차를 타고 타이난까지 밥을 먹으러 갔다가 자정 전에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편도 30분에 NT$158이면 서울에서 근교 나가는 정도다. 이런 걸 발견하면 일정이 아니라 기분이 먼저 바뀐다.

정리하면

  1. 도시 간은 고속철이 아니라 자강호 3000형. 시내에서 시내로 간다.
  2. 예매는 한국어 화면(주소 끝이 tip123)에서. tip121은 중국어 전용이다.
  3. 승차일 28일 전에 열린다. 연휴가 끼면 그날 아침에 들어간다.
  4. 결제하고 받는 QR은 발권용이다. 현지에서 종이표로 바꾼다.

다음 편은 도시 안에서 움직이는 이야기다. 교통카드 한 장으로 세 도시가 되는지, 우버는 무엇을 고르는지, 자전거는 왜 안 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