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4 LONDON 2014. 12. 18. 23:31

[LONDON] 5. 예진이랑 드로잉

141026


Kingsland road (Song que Cafe) - generator hostel 



영국 RCA에서 서비스디자인 공부를 하고 계신 전 회사(?) 선배 태연책임님과 딸 예진과의 만남

예전 팀에서 영국 파견을 많이들 가셔서 꼭 한번은 출장가서 뵙고 싶었었는데 결국 기회가 한번도 없어서 

이렇게 퇴사하고나서야 여행길에 만나게 되었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예진이! 씩씩하면서도 애교와 사랑스러움이 넘쳐난다

예진이는 페북그룹 30drawing 프로젝트의 최연소 멤버이기도 하다

책임님 말로는 나랑 만나서 같이 그림그리는 날을 기다려왔다는데 나역시도 마찬가지 >_<





일단은, 감기 훌쩍이는 두 어른의 몸보신을 위해 뜨끈한 쌀국수!

태연책임님 학교친구가 단골인 집이라고 한다


Sông Quê

http://www.yelp.com/biz/s%C3%B4ng-qu%C3%AA-london-2



쌀국수도 진국에다가 게 튀김과 오징어 튀김도 정말 최고의 맛 ㅠㅠㅠ

불쌍한 백수여행자를 위해 태연책임님이 배불리 먹여주셨다....




밥상머리에서 그림그리기. 아주 훌륭한 자세, 물론 종업원은 무지 싫어했다

지퍼백에 색연필 넣어다니는거까지 나랑 똑같네 예진이


앞으로 남은 7주간의 여행을 응원해주는 그림! 아 좋아라 ㅠㅠㅠㅠㅠㅠ

예진이는 꽃이나 식물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왼쪽아래 라벤더?를 보면 보통 아이들치고는 꽃의 표현이 꽤나 디테일하다




책임님께 전달드려야할 짐들이 좀 있어서 셋이 함께 내가 묵고있는 호스텔로 향했다

아마 책임님도 이런 엉망진창 도미토리 묵어보신적은 거의 없으실듯 하고, 예진이에게도 물론 첫경험이었다.

2층침대에 처음 올라가보고서 맘에 들어하던 예진이


이날 사실 캐리어에서 짐을 꺼내드려야하는데 아침까지만해도 잘되던 캐리어 잠금장치가 갑자기 작동을 안하는거다

그래서 책임님과 둘이 붙잡고 한참을 낑낑대면서 손톱까지 다 까질 정도였는데

2층침대에서 놀던 예진이가 내려와서 그냥 장난스럽게 번호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갑자기 열렸다???????????

그것도 원래 내가 정해놓은 번호도 아니고 살짝 삐꾸난 번호인데??????맞췄다. 열렸다!!

정말 미스테리하지만... 예진이가 기적을 일으켰다며 얼싸안고 기뻐하며 어쨌뜬 남은 여행내내 그번호로 잘 사용했다 허허



안도의 건배! 

대형숙소의 장점은 투숙객이 하도 많아서 누가누군지 모르고 이렇게 외부사람이 와도 편안하게 함께 시간을 보낼수있다는거

안쪽 bar구역은 담배도 피고 어둑어둑하고해서 미성년자는 출입을 못한다지만, 바깥 라운지는 맥주와 간단한 음식과 차를 팔고있고 예진이도 함께 있을수 있었다



한국에서 떨어지내시는 아빠에게 보낼 엽서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에 연습해보는중



유치원 나이때에 영국으로 가게되면서 한글쓰는게 조금 헷갈리는 예진이, 살짝씩 엄마가 쓴 글자 컨닝중 ㅋㅋ



다 그렸다! :) 아빠와 엄마와 예진이가 모여서 한 식탁에서 된장찌게와 각종 반찬들을 놓고 밥을 먹고 싶단다



나에게도 오늘의 기억은 따뜻하고 특별하지만, 

예진이와 태연챔에게도 또한 특별했기를 바라며 이 순간을 그림으로 남겨 예진이에게 엽서를 보내기로 했다

해외에서 국내로는 많이 보내봤지만, 그 지역내에서 보내보기는 처음이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보내는 그림엽서였는데 일단은 봉투없이 그냥 부쳤더니 그림이 상할수도 있고, 수성색연필이나 크레용을 쓰기엔 위험부담도 있고해서 좀 불안한 감이 있었다. 다행히 아주 깔끔한 상태로 잘 도착하긴 했다고 하지만, 그 뒤로는 엽서 봉투를 사서 그 안에 넣어 부치기로 했다


사람을 잘 못그려서 거의 그리지 않는 편인데.. 사실은 못그려서 동심에 상처를 남길까봐(?) 정말 노심초사하며 그렸음 ㅋㅋㅋ

누군가를 그린 그림이 드문만큼 더 특별해지는법. 

폰에 저장해놓고 볼때마다 여행 초반의 긴장감, 사람들과의 부대낌에서 오는 따스함, 딸을 바라보던 엄마의 애정 가득한 눈빛, 많은 감정과 기억들이 되살아나서 정말 좋아하는 그림이 되었다. 

예진이는 어른이 되어서 이 그림과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까?